제59화 거절의 뜻
박수혁은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서 불쾌함을 읽을 수 있었다. 소은정은 일부러 성강희의 팔짱을 끼며 받아쳤다.
“그럼요. 아주 바쁘죠. 그런데 제가 몇 명을 만나든 강서진 씨랑 무슨 상관이죠? 아, 혹시 그쪽도 나랑 데이트라도 하고 싶은 거예요?”
소은정의 말에 강서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왜 항상 이 여자 앞에만 서면 이렇게 작아지는 걸까?
“뭐? 내가 뭐가 모자라서 당신 같은 여자랑 데이트를 합니까!”
“뭐, 저도 사절이네요. 강서진 씨는 몸이 별로더라고요. 저는 남자 얼굴도 중요하지만 몸도 많이 보는 사람이라.”
뭐? 몸매가 안 좋아?
은연중에 그의 알몸 사진을 언급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강서진이 잔뜩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감히 날 협박해?
“우리 은정이 안목이야 내가 인정하지. 뭐 딱 한 번 실수하긴 했지만. 강 대표님, 다들 식사하러 오셨을 텐데 그냥 조용히 밥이나 드시죠. 괜히 서로 심기 건드리지 말고요.”
성강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소은정은 박수혁의 존재는 깔끔하게 무시한 채 룸으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서진이 짜증스레 머리를 헝클었다.
“저 여자가 감히... 뭐? 몸이 별로야? 나 정도면 준수하지.”
강서진의 자뻑에 박수혁도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준수하다고? 거울이나 제대로 봐.”
하지만 강서진에게 농담을 던진 박수혁의 표정은 또다시 차갑게 굳었다. 소은정과의 약속도 못 잡고 할아버지의 담뱃대를 되찾지 못한 일도 짜증 나지만 소은정이 강서진의 알몸을 봤다는 사실이 왠지 더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의 말에 강서진은 혼자 중얼거렸다.
왜 나한테 화풀이야...
하긴, 오늘 점심 박수혁을 만나기 위해 태한그룹으로 향했던 강서진은 마침 그의 비서가 소은정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목격했었다. 그런데 단호하게 거절할 줄이야. 언짢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기로 왔더니 하필 소은정과 성강희의 데이트 현장을 마주치다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겠지.
이때, 강서진이 뭔가 생각난 듯 캐어물었다.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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