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8화 여전한 미모
다른 세 여자는 모두 마른 편이었다. 길하늬는 눈썹을 찌푸리고 불만이 있는 듯했다.
“룰을 마음대로 바꿔도 돼요?”
“공평하게 가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박수혁은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했는데 여자들이 조잘대니 더 짜증이 났다. 특히 소은정과 떨어져 앉으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양예영이라는 뚱뚱한 여자를 한기 서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가 입을 열어 제지하려 할 때 소은정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다.
“그럼 양예영 씨가 박 대표님과 한 팀 하세요. 제가 저쪽으로 갈게요.”
양예영은 기뻤다. 소은정이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 몰랐다. 그러니 두 사람은 이제 화해할 희망이 없을 것이고 자신한테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소은정은 다른 배에 올라탔고 박수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양예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에게 부축해달라고 했고 박수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보더니 몸을 돌려 아는 체도 하지 않았다.
카메라에 어떻게 비추든 그가 상관할 바 아니었다. 일반 남자 배우였더라면 악의적인 편집으로 꼬투리를 잡을 게 뻔했지만 박수혁이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악의적인 편집 따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양예영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차가운 대표님이니 이런 성깔쯤은 받아줄 수 있었다.
“박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할게요.”
박수혁은 뱃머리에 서서 다른 배에 올라탄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쪽에서 기분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 그런 모습에 그는 마음이 답답했다. 양예영은 그의 시선을 끌려다가 넘어질 뻔했다.
“상앗대가 왜 이렇지? 박 대표님, 이걸 좀 봐주실래요?”
박수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노 저을 줄 모르면 내려가서 밀어요.”
어쨌거나 그는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소은정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힘을 쓰는 일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양예영은 말문이 막혔고 혹시 농담하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 그녀는 억울한 듯 눈을 깜박였다. 이미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그녀였지만 여전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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