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2화 혼자라며?
스튜디오 남북 방향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는데, 제작팀에서 일부러 배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마친 도준호가 손뼉을 치는 순간 문이 동시에 열렸다.
사람들은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남쪽에서 나타난 남자 게스트가 다름 아닌 채태현이라니! 뽀얗고 깨끗한 피부를 자랑하는 채태현은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점잖게 서 있었다.
물론 이보다 더 충격적인 건 북쪽에서 나타난 남자 게스트가 박수혁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박수혁이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다니?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박수혁이 이런 볼품 없는 작은 프로그램에 나타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그들이 출연하는 건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세 명의 여자 연예인은 충격과 긴장,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두 남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 만큼 메이크업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고, 애초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도는 새까맣게 잊은 듯싶었다.
반면, 박수혁은 제자리에 서서 곧 보게 될 소은정을 떠올리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다가 그녀를 본 순간, 특히 맞은편에 나타난 남자를 보자마자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젠장! 저 짝퉁은 왜 왔지? 심지어 나랑 똑같은 스페셜 게스트잖아?’
이때, 안에 서 있던 채태현도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박수혁의 시선을 살짝 피하더니 재빨리 소은정의 곁으로 다가갔다.
사실 채태현도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었다. 소은정이 직접 그를 언급하면서 꼭 참가하라고 했다는 도준호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데뷔 후 작품도 많이 출현했지만 모두 보잘것없는 조연에 불과했고, 연예 뉴스조차도 박수혁의 대역이라고 보도되었다. 반면, 이 예능 프로그램의 유일한 남자 게스트로서 그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참가했다.
다만, 본좌가 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는 박수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한기와 살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반면, 박수혁은 안으로 들어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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