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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재미있는 구경

박수혁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홍하얀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번졌다. 얼굴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홍하얀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고 있었다. “수혁 씨, 왜? 왜 난 안 되는 거예요? 다들 우리가 어울린다고 하는데 왜...” 그녀는 홍경그룹의 작은 딸, 집안, 외모, 학벌까지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그런데 왜 그녀를 봐주지 않는 걸까? 소은정 그 여자는 이제 당신한테 관심도 없어! 그런데 왜 그딴 여자만 보는 건데! 소은정 그 여자보다 내가 못한 게 뭔데! 홍하얀의 울부짖음에도 박수혁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차피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굳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휴대폰을 꺼낸 박수혁은 오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방 정리하라고 해요.” 엄동설한 몰아치는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 통화를 마지막으로 문을 나서던 박수혁은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만다. 문 앞에 소은정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행여나 그녀가 오해라도 할까 걱정되는지 박수혁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은정아, 네가 여기 어떻게...” 소은정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좋은 구경하는 중이잖아?” 사실 박수혁의 옷에 커피가 쏟아졌을 때부터 소은정은 왠지 이상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누구더라? 아, 남종석을 도와주던 직원이었지. 홍하얀과 함께 거성그룹으로 지원을 나갔던 직원들 중 한명이었다. 그렇다면 홍하얀과도 분명 잘 아는 사이일 것이다. 그래서 홍하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던 것이겠지. 이 복잡한 이해관계의 맥락을 파악한 소은정은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것이야말로 현실판 막장드라마. 소은해가 찍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재밌으니까. 홍하얀, 얕은 수를 썼네. 거기서 기자를 부르면 어떡해. 양쪽 부모님 모시고 아예 상견례 날부터 잡아야지. 소은정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박수혁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져만 갔다. 차라리 화를 냈다면 욕이라도 했다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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