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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훔쳐듣기

“네, 대표님께서 2층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하셔서...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소은정 씨도 대표님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렇게 고분고분 한 방에 들어가는 걸 보면... 무슨 생각 하는지 뻔하죠.” 유씨 아주머니의 목소리였다. 달칵! 순간 주방 불이 켜지고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던 아주머니는 당황한 나머지 휴대폰까지 떨구고 말았다. 그리고 휴대폰 액정에 찍힌 이름을 확인한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큰 사모님.” 하, 이민혜 그 여자랑 통화 중이었어? 현장을 잡힌 유씨 아주머니가 당황한 눈빛으로 더듬거리며 물었다. “소... 소은정 씨, 왜 거... 거기에...” 소은정은 아무 말 없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컵에 따른 뒤 2층으로 올라갔다. 별말없이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아주머니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주웠다. 짜증스러운 마음에 찬 우유를 벌컥벌컥 마신 소은정은 울렁거리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하, 아직도 저런 스파이 노릇이나 하고 있다니. 결혼 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유씨 아주머니는 이민혜가 꽂은 사람, 그녀가 하루 종일 뭘 했는지 매일 이민혜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박수혁이 입는 옷은 속옷까지 다려야 한다, 집안 곳곳의 청소는 소은정이 직접 해야 한다, 식사는 이민헤가 정해준 메뉴대로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소은정은 이민혜가 정해준 규칙에 따라 박수혁이 한 번도 입지 않는 셔츠를 다리고 한 번도 만진 적 없는 가구를 닦고 그가 먹지도 않는 식사를 차려야 했다. 청소 아주머니라고 붙여두긴 했지만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매일 하는 일들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상사와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이혼 도장까지 찍은 지금도 날 통제하려 해? 하, 하긴, 개가 똥을 끊지. 서재로 돌아온 소은정은 일부러 문을 쾅 닫았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박수혁이 눈을 번쩍 떴다. “잘 거면 방 가서 자.” 소은정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기분이 확 나빠진 것 같은 모습에 박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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