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사랑, 걱정, 그리움, 섭섭함, 모든 감정을 담아 내뱉은 말이었다.
박수혁의 말에 가뜩이나 창백하던 소은정의 얼굴빛이 더 새하얗게 질렸다.
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보고 싶었다고? 쓰레기처럼 미련 없이 버려놓고 이제 와서 보고 싶다고?
박수혁... 당신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충격, 의아함, 분노, 자조...
박수혁은 소은정의 눈동자에 비치는 감정 하나하나를 읽으려 애썼다. 그 감정들 사이에 혐오가 없어 안심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헛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박수혁은 소은정의 머리카락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지만 뒤로 물러서는 소은정의 모습에 어색하게 손을 거두었다.
박우혁이 어깨에 기댈 때도 평온하던 그녀인데... 이 정도 접촉도 싫은 건가?
마음이 아팠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
“농담한 거 아니야. 네가 실종되고 나서... 나도 정말... 힘들었어. 네가 이대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 우리가 너무... 너무 성급하게 이혼을 결정한 건 아닐까?”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 타오르는 불길처럼 뜨거운 눈빛에 소은정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열렬한 눈빛... 그녀가 아주 익숙한 감정, 바로 사랑이었다.
순간, 호수처럼 고요하던 소은정의 마음에 돌멩이가 떨어진 듯 은은한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일 뿐, 소은정은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경솔? 3년 전에 우리가 결혼했던 거. 그런 걸 경솔하다고 하는 거야. 당신한테 이혼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일지 모르지만 난 3년 내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결심한 거야. 나한테 이혼은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몸이 흠칫 굳었다. 부드러운 미소가 굳고 상처를 받은 눈동자로 슬프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돈이라면 박수혁이 얼마를 원한다 해도 목숨 값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내주겠지만 다시 그 지옥으로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은정아, 한 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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