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독 안에 든 쥐
박우혁의 말에 소은정도 도망치려는 생각을 버렸다.
아무리 빨리 도망친다 해도 총알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는 법...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죽기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총기에서 풍기는 화약 냄새와 바닷물의 비릿한 내음이 어우러진 악취에 소은정은 구역질이 몰려왔다.
자칭 타칭 유명 모험가인 박우혁도 이런 상황은 처음인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소은정도 다리가 후들거리긴 마찬가지였지만 이상하게도 해적들이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차분해졌다.
앞장선 세 남자 중 건장한 체격의 두 남자와 달리 센터에 선 남자는 꽤 왜소한 체격이었다. 하지만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본 순간 알 수 있었다.
아, 이 사람이 두목이구나.
넘어지고 까져 얼굴은 먼지투성이에 옷차림도 엉망이었지만 그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두목은 욕정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거칠게 탐했다.
소은정의 차가운 눈빛에 두목은 피식 웃더니 휘파람을 불었다.
다음 순간, 남자는 총구로 소은정의 턱을 들더니 그녀의 얼굴을 더 유심히 살펴보더니 악마 같은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 이 여자 얼굴이며 몸매며 끝내주는데? 이번 사냥은 아주 성공적이야.”
두목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남자들의 눈빛은 마치 독사의 혀처럼 차갑고 치명적이었다.
이곳은 해적들의 구역, 그들에게 소은정은 전리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거센 해풍이 소은정의 뺨을 스치고 도망치게 나뭇가지에 긁힌 상처가 아려오기 시작했다. 생생한 고통에 소은정은 천천히 이성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턱 밑을 겨룬 총구에서 풍기는 죽음의 향기에 소은정은 생각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두 사람을 잡았다고 확신한 해적들이 방심한 채 웃고 있던 그 순간, 소은정이 손을 뻗어 턱을 겨눈 총을 잡아 앞으로 홱 잡아당겼다. 그와 동시에 소은정은 다른 한 손으로 남자의 손가락을 뒤로 꺾어버렸다.
짧은 신음과 함께 총을 놓친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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