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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5화 해고

놀다 지친 새봄이가 씻으러 들어간 뒤에야 전동하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소은정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거실은 텅 비어 있었다. 가정부가 테이블에 놓인 와인잔을 치우며 전동하에게 말했다. “사모님은 술기운이 올라와서 쉬러 들어가셨어요.” 전동하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조용히 침실로 올라가서 문을 열었다. 방 안은 무드등 한 개만 켜진 상태였고 소은정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는 침대머리로 시선을 돌렸다. 약병을 열은 흔적은 없었다.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분이 착잡하고 가슴이 쓰렸다. 그는 조용히 방 문을 나섰다. 약의 힘을 빌려 잠을 자는 것과 술에 취해 잠드는 것, 어떤 게 더 나을까? 전동하는 그게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녀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었다. 가정부가 자고 가라고 그를 말렸지만 그는 중요한 일정이 있다며 집을 빠져나왔다. 뒤따라온 가정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여기 택시 잡기 어려운데 운전기사한테 연락은 하셨어요?” 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층으로 내려온 그는 바로 윤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이한은 흔쾌히 동의했다. 15분쯤 지나서 윤이한이 차를 끌고 아파트 입구에 나타났다. “빨리 왔네요?” 전동하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말하자 윤이한은 쑥스럽게 머리를 긁적였다. “근처에서 고객사 임원들과 한잔하고 있었어요. 대표님도 가셔서 얼굴이나 비추실래요?” 전동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근처에 있는 청하병원까지 부탁해요.” “이 시간에 병원에는 왜요?” 전동하는 그를 힐끗 보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출발해요.” “네. 그런데 시간도 늦었는데 왜 나왔어요? 사모님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을 텐데요. 아직 회사에는 대표님 돌아오셨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언제 편하실 때 회사에 얼굴 좀 비춰주세요. 직원들 사기가 올라갈 거예요.” 윤이한은 신이 나서 주절주절 떠드느라 전동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발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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