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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7화 부탁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소은정은 입술을 깨물며 문예성 부부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죠. 저도 돌아가서 사람을 시켜 방법을 강구해 볼게요. 일단 이영 씨 데리고 가요. 이영 씨에게는 지체할 시간이 없잖아요.” 문예성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은정은 웃으며 윤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영 씨, 협조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조심히 가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현장을 떠났다. 문선은 윤이영에게 다가가서 바닥에 떨어진 가발을 주워주며 말했다. “이영 씨, 우리도 이제 출발할까요?” 윤이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밖으로 나간 소은정은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이제 여기 계속 지키고 있을 필요는 없어요. 다들 돌아가세요.” “네, 아가씨.”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최성문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박수혁에게로 가죠.” 말을 마친 소은정은 인상을 쓰며 이마를 짚었다. 이걸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방향도 서지 않았다. 소은정은 부탁이라는 걸 거의 해본 적 없었다. 부탁이라고 해도 거의 사업적인 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한 게 전부였다. 박수혁에게 뭔가 부탁하려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곤 박수혁밖에 없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이혼하기 전에 그녀는 박수혁의 스케줄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스케줄이 궁금하면 그의 주변사람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한석을 제외하면 그의 가족들만 그의 일정을 알고 있었다. 한번은 박수혁에게 같이 외식하자고 본가에 전화했다가 박예리가 전화를 받은 적 있었다. “우리 오빠 오늘 미국인 재력가 조지 씨랑 같이 외식하기로 해서 새언니랑 놀아줄 시간 없대. 그러니 알아서 챙겨먹어.” 미국인 재력가 조지. 예상이 맞다면 그가 바로 지금의 심장병을 앓고 있는 조지일 것이다. 그렇다는 건 박수혁은 조지와 친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소은호에게 부탁해서 조지와 연락을 취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오래 끌릴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박수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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