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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5화 상실감

소찬식이 소은정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를 불렀다. 다행히 호텔의 대주주가 SC 그룹이었기에 호텔 전문 닥터가 있었다. 의사가 간단하게 몇 가지 검사를 했다. 그녀의 안색이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보험용으로 피를 뽑아 검사해 보기로 했다. “회장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확실히 아가씨는 깊은 잠에 빠지신 게 맞습니다. 아마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깊은 수면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수면은 몸에 해로운 게 아니기에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일단 저는 돌아가서 피 검사를 마저 해보겠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소찬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엄숙한 표정으로 의사를 배웅했다. 그는 딸이 걱정되는 한편, 또 그녀의 수면을 방해할까 봐 스위트룸에 딸린 옆방으로 가서 소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하늘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연한 하늘빛이 짙은 어둠을 천천히 몰아내고 있었다. 어느새 태양도 슬금슬금 기어올라 부드럽게 구름층을 뚫고 대지를 비추었다. 뉴스에는 이미 온통 지진에 관한 소식뿐이었다. 지금껏 확인된 사망 인수는 16명이었다. 현장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황폐하고 처참했다. 수많은 구조대와 의료 종사자, 그리고 자원봉사자까지 모여, 일선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소찬식은 소리 없이 방영되고 있는 뉴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화면에 소은해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 화면 속 남자가 정말로 배운 것도 없고 재주도 없는 데다 결벽증까지 있는 자기 아들이 맞단 말인가? 남자는 온몸에 흙투성이인 아이를 업고 구급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의 몸과 얼굴에 온통 흙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소은해의 등에 업혀 즐겁게 웃고 있었다. 아이는 은해의 목을 끌어안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그 장면을 포착한 기자가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영상에 편집해 넣은 것이다. 비록 꾀죄죄한 몰골에 머리도 산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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