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4화 기억을 되찾다
병실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들은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는 시선을 살짝 떨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외부적인 충격으로 기억을 회복한 케이스로군요. 가벼운 뇌진탕이 있긴 하지만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전동하를 제외한 병실의 모두가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소은정이 혼수상태에 빠진 이틀은 의료진에게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눈동자는 고요해서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안쓰러운 걸까, 아니면 아쉬워하는 걸까?
사실 소은정에게는 다소 잔인한 기억들도 있었다. 그는 그녀가 기억을 잃은 채로 살아갈지라도 그때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기억을 회복했다고 했을 때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기억을 되찾은 지금도 예전처럼 아무 고민도 없이 웃을 수 있을까?
의사들이 나가고 소은정은 그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좀 괜찮아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 기억났어요.”
전동하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말했다.
“사실 영원히 기억을 되찾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은정은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당신과의 추억도 영원히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전동하는 흠칫하며 손을 내밀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
소은정의 눈시울이 빨개졌지만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걸렸다.
“봐봐요. 난 어떤 상황에서든 당신을 사랑하게 됐잖아요. 사실 속으로 자랑스럽죠?”
전동하가 움찔하더니 더 힘주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가 지금처럼 명확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가 줄곧 기대하고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그 한마디 말은 봄바람처럼 초조한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은정 씨, 영원히 내 옆에 있어요. 알았죠?”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며 뜨거운 입술로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이 조심스러운 행동에 소은정은 울컥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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