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5화 신분 세탁
전동하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 사랑에 전동하는 모든 걸 갈아넣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전동하는 이 관계에서 비굴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정감이 부족한 소은정을 다독이기 위해 남자친구로서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함을 알고 있었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모든 걸 다 바칠 수 있었다.
이때, 전동하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소은정이 구시렁댔다.
“결혼은 그냥 어디까지나 형식일 뿐이잖아요. 어차피 내 마음속엔 동하 씨뿐인 걸요.”
소은정의 말에 전동하는 귀를 의심했다.
육체적으로도 이미 깊은 관계까지 발전했지만 이런 말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이라니.
방금전까지 그를 묘하게 괴롭혔던 섭섭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래. 은정 씨 마음이 중요한 거잖아.’
방금 전 그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전동하는 소은정의 턱을 들어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나 좀 달래줘요.”
그 말에 담긴 뜻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정은 망설임없이 그의 입술을 덥쳤다.
어두운 병원 한 구석, 두 사람은 세상과 단절된 듯 뜨겁고 긴 키스를 이어갔다.
한참 뒤, 아쉬움 넘치는 표정으로 서로에서 벗어난 전동하가 입을 열었다.
“이걸론 부족한데요? 여보라고 부르는 건 어때요?”
당장 결혼은 못하더라도 호칭 정도는 바꿀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한편, 여전히 여운에 잠겨있던 소은정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평소엔 여색이라곤 즐기지 않을 것 같은 성인군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도 둘만 있을 때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전동하의 반전매력에 푹 빠진 그녀였다.
“여보라고 안 불러줄 거예요?”
이제 그녀의 마음을 안 이상 더는 전동하만 그녀를 향해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이젠... 우리 서로를 향해 다가갈 수 있는 거잖아요.’
살짝 가라앉은 전동하의 목소리에 소은정의 심장이 살짝 떨려왔다.
입술을 꽉 깨문 소은정이 일단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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