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아닐 수도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비아냥거린 말이었지만 박수혁은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소은정도, 서민영도, 허하진도, 그에게 호감을 표하는 여자들은 결국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걸까?
착잡한 마음에 입술을 꾹 다물고 있던 박수혁은 한참 뒤에야 말했다.
“은정아, 넌 걔들이랑 달라.”
적어도 소은정은 한때 그의 와이프였지만 서민영과 허하진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그래. 난 다르지. 내 특이한 혈액형 덕분에 결혼에 골인했으니까. 뭐 허울뿐인 와이프였지만.”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남 얘기하듯 담담하게 말하던 소은정은 곧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마음과 달리 삐딱하게 나가는 말, 그리고 더 삐딱하게 받아들이는 소은정.
마음이 복잡했다.
“도착했습니다.”
우연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말없이 지켜보는 입장인 우연준은 불편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소은정은 단 1초도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은 듯 바로 차에서 내렸고 박수혁도 그 뒤를 따랐다.
갑자기 주주회가 열린 거도 모자라 방금 전까지 거성그룹 프로젝트 기자 회견장에 있던 두 사람이 트윈즈 엔터에 나타나자 주주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박 대표님.”
“소 대표님.”
주주들이 일어서고 고온하게 인사를 건넸고 그 인사를 하나하나 받아줄 기분이 아니었던 박수혁은 대충 고개를 까닥했다.
트윈즈 그룹 대표 허강운은 눈치껏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 먼저 두 사람더러 타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멈칫하다 엘리베이터 탄 박수혁과 달리 소은정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아, 저는 급하게 통화할 데가 있어서 먼저들 올라가세요.”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박수혁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다는 뜻임을 눈치챈 박수혁은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물론 다른 주주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소은해와 통화를 마친 소은정이 돌아선 순간, 독기를 잔뜩 품은 허하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은정, 여기가 어디라고 와?”
성큼성큼 다가선 허하진이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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