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거물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가 로비에 도착했다. 여유로운 얼굴의 소은정, 화가 잔뜩 난 허하진, 그리고 난처한 표정의 직원. 세 사람을 훑어보고 바로 상황을 파악한 도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바쁘신데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냥 회사 부르시지.”
연예계를 쥐락펴락하는 거물인 도준호가 한참 어린 소은정 앞에서 굽신대는 꼴에 허하진은 더 불타올랐다.
나 트윈즈 엔터 대표 딸이야! 이런 대접이나 받고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도준호 씨, 당신...”
“아까 밤길 뭐요?”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는 도준호의 포스에 살짝 흠칫하던 허하진이 말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나 트윈즈 엔터 허강운 대표 딸이야. 소은정한테 직접 물어보든가!”
어지간히 급했는지 소은정에게 신분 인증을 부탁하는 허하진의 모습에 소은정은 웃기만 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저런 우스운 연극에 굳이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 그쪽이 허강운 대표 딸이라고 칩시다. 그쪽 아버지도 이 정도로 건방진 태도로 나한테 말하지 않을 텐데. 다른 건 몰라도 자식 농사는 잘 못 지었나 보군요.”
같은 엔터 회사니 웬만큼 예의를 차릴 줄 알았는데.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은 표정에 허하진은 꽤나 당황스러웠다.
“그래요. 도준호 대표님, 저 오늘은 일 얘기하러 온 거예요.”
하지만 도준호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여자를 당장 쫓아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글쎄요. 정말 허강운 대표 딸이면 직접 오라고 하세요. 그럼 저희는 바빠서 이만. Andy, 경비 불러.”
“네.”
“대표님, 여긴 안전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안심하라는 듯한 도준호의 말투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소은정은 허하진이 두렵지 않았다. 회사 규모는 그렇다 치고 몸싸움으로 붙어도 한주먹 거리도 안 되는 게 자꾸 기어오르는 꼴이 웃길 뿐이었다.
도준호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탄 소은정은 방금 전 건물 앞에서 허하진과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이 정도면 루머는 충분히 해명할 수 있을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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