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7화 처음부터 내 거였어
전동하가 식사를 하는 사이 소은정은 그 옆에서 파일을 확인했다.
그녀가 점점 건강을 회복하자 소은호는 망설임 없이 그 동안 밀린 일을 던져주었고 그 덕에 병원에서도 노트북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독서를 하는 전동하를 바라보던 소은정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부럽다... 회사 걱정은 하나도 안 하는 것 같네.’
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산책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떠올린 소은정은 전동하와 함께 정원 산책을 나섰다.
워낙 아늑하게 꾸며진 곳이라 그 순간만큼은 병원이 아니라 경치 좋은 공원으로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동하는 천천히 움직이고 소은정은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 몸을 흔들거렸다.
서로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싱긋 웃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 근처의 꽃내음마저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너무나 행복해서일까? 그 누구도 그들의 뒤편에서 풍겨오는 스산한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정원 울타리 밖, 박수혁이 빛 한 줄기 없는 혼탁한 눈동자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눈을 마주칠 때마다 서로를 향해 웃을 때마다 가슴이 아려왔지만 왠지 모르게 그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정말 마조히스트 성향을 가진 건지 아니면 이대로 물러나면 정말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 같아서인지 혹은 그 알량한 승부욕 때문에 자리를 지켰는지 박수혁 스스로도 헷갈릴 지경이었다.
주먹을 꽉 쥔 채 피가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눈으로 앞쪽을 주시하고 있는 박수혁은 혼자만 엄동설한의 설산에 버려진 듯한 기분이었다.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안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
박수혁은 처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실수는 이젠 돌이킬 수 없는 큰 간격을 만들어냈다.
언젠가는 다시 그에게 돌아오게 될 거란 막연한 요행심리는 결국 완벽하게 부서졌다.
이미 끝난 인연이었지만 어떻게든 다시 이어보기 위해 죽을둥 살둥 애를 썼지만...
떠난 버스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흘러간 물을 다시 거스를 수 없 듯이 이미 떠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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