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0화 내 며느리
심강열도 당황한 건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한유라가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곤 김현숙에게 끊임없이 눈치를 주었다.
내가 진짜 창피해서 못 살아. 당장 땅밑으로 꺼지고 싶다... 아직 민하준 그 인간이랑 정식으로 헤어지자고 말도 못 했고 이렇게 성급하게 다가갔다가 거절이라도 당하면 난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
이때 하시율이 옆에 앉은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렇게 마음에 들면 줄게. 얘도 지금 만나는 사람 없거든. 솔직히 평생 노총각으로 썩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네가 받아준다면야 난 땡큐지.”
김현숙과 하시율이 동시에 와인잔을 들었다.
“그럼 유라가 내 며느리 하는 거다?”
“당연하지.”
정작 결혼의 당사자인 두 사람은 눈만 껌벅일 뿐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
잠시 후, 참다 못한 한유라가 대충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왔다.
베란다로 나오니 드디어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이때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녀의 어깨에 정장 재킷이 걸쳐졌다.
깜짝 놀란 한유라가 고개를 돌려 보니 심강열이 미소를 지으며 두 여사님들을 가리켰다.
“유라 씨 감기 걸릴까 봐 걱정되신대요.”
유리문 너머 가까워진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하시율과 김현숙의 얼굴이 보였다.
친구와 만나면 그 친구를 만났던 나이로 돌아간다고 했던가.
평소 웃음기 하나 없던 김현숙도 소녀적 순정만화를 보며 꺄르륵대던 그때로 돌아간 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
두 사람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인 한유라가 물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시죠?”
“아, 뭐 전 괜찮습니다. 어머니께서 여자 앞에서 괜히 폼 잡지 말라고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단단히 당부하신터라.”
삐걱대는 관절을 움직이던 심강열이 홀가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모습에 한유라가 고개를 들더니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 여자 사이에서 기 한 번 못 펴는 심강열의 모습이 왜 그렇게 웃긴지...
한유라의 눈동자 위로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지고 맑은 웃음소리까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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