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1화 네 마음대로 되진 않을 거야
어쩐지 잠결에 요리하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더라니 레스토랑에서 가지고 온 거였나?
분명 그도 자주 가는 단골 레스토랑의 음식이었지만 소은정이 만들었다고 철석같이 믿어서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전동하였다.
난 그것도 모르고 실컷 배부르게 먹었네.
오해하고 있는 걸 알면서 끝까지 말하지 않은 소은정이 얄밉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 웃음이 몰래 피어올랐다.
포장백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전동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 결국 뒷정리를 시작한다.
잠시 후.
전동하는 소은정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음에는 다른 레스토랑으로 포장해 줘요.”
“왜요? 실컷 맛있게 먹어놓고? 좋아하는 것 같던데?”
소은정의 답장에 전동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좋아했다고? 그거야...
“그건 은정 씨가 직접 만든 건 줄 알고 맛있게 먹은 거죠.”
전동하의 해명에 집에 있던 소은정의 얼굴도 후끈 달아올랐다.
“풉, 그래요. 오늘... 고마웠어요.”
휴대폰을 내려놓은 소은정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따뜻한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기도 전, 우연준의 전화에 소은정은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우 비서님...”
소은정은 목소리에 묻은 졸림을 억지로 털어냈다.
“주무시는 데 죄송합니다. 바이올렛 쪽에서 새벽에 공문을 발표했습니다. 지금 손호영 씨가 바이올렛 표지 화면 화보를 펑크냈다는 사실이 기사로 쫙 깔렸어요. 바이올렛은 국내 최고 패션잡지 중 하나다 보니 기사를 내리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우연준의 보고를 듣고 있던 소은정은 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도준호 대표는 뭐래요?”
“대표님 의견대로 움직이겠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일찍 전화드린 거기도 하고요.”
우연준이 우물쭈물하며 말하자 소은정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하, 나한테 다 밀어버리고 자기는 발 빼시겠다? 차라리 대표고 뭐고 다 때려치지 그래?”
이렇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기분은 오랜만인 소은정이었다.
어젯밤부터 분명 빌미가 있었을 텐데 이제야 그녀에게 알려주다니.
도준호 때문에 여론을 제어할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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