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뻔뻔하게
어차피 이혼한 사이인데 소은정이 비난을 받을 때마다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해지는지 박수혁은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여기 나타난 걸까? 아직도 소은호가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지금 다들 그녀를 멀리하는 걸 정말 느끼지 못하는 걸까?
특히 그녀의 손에 들린 꽃다발이 박수혁의 신경을 더 거슬리게 만들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아니야. 지금 다들 네 행보만 주시하고 있어. 여기서 네가 돌발행동이라도 하면 그땐 나도 널 지킬 수 없어.”
박수혁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도 모자라 SC그룹까지 적으로 돌리면 그때는 박수혁도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다.
하지만 소은정은 박수혁의 그런 호의가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지켜줘? 당신이 언제 나를 지켜줬다고 그런 말을 해? 날 지키고 싶은 게 아니라 당신 집안의 명예를 지키고 싶은 거겠지.”
지켜주겠다고 말하면 내가 꼬리라도 흔들면서 고마워할 줄 알았을까? 누굴 바보로 아는 거야?
“은정 씨...”
이때 서민영이 달려오더니 바로 박수혁의 팔짱을 꼈다.
“은정 씨, 다 나 때문이야. 은정 씨가 나 싫어하는 거 알아. 저번 패션쇼장에서 나 때린 거 내가 용서해 줄게. 나도 은정 씨 마음 이해하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가만히 있어줘.”
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서민영을 바라보았다.
“용서? 네까짓 게 뭔데 용서란 단어를 입에 올려?”
서민영은 잔뜩 주눅이 든 표정으로 박수혁을 바라보았지만 예전처럼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박수혁의 모습에 표정이 살짝 굳었다.
“은정 씨, 은정 씨는 이미 수혁이랑 이혼한 사이야. 평생 그렇게 증오 속에서 살 거야?”
“평생? 당신 같은 사람들을 내가 평생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
서민영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다시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나도 수혁이도 은정 씨가 과거 일은 잊고 새롭게 시작하길 바라. 하지만 오늘은 SC그룹 창립 기념일 행사잖아. 여기서 무슨 사고라도 난다면 은정 씨만 더 힘들어져. 멀리 봐야지.”
서민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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