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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화 나게 만들 거야

전동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꿰뚫어 본 소은정이 전동하 곁으로 다가갔다. “박수혁은 아마 전기섭을 우리 아빠한테 안내하는 정도만 했지 마이크 납치와는 연관이 없을 가능성이 커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전동하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박수혁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에요. 자기한테 불리한 일은 거의 하지 않죠. 마이크를 납치해 봤자 박수혁한테 좋을 게 하나 없어요. 오히려 이 사실이 밝혀지면 명성에는 물론이고 태한그룹 주가까지 떨어지겠죠. 그리고 정말 가담했다면 다음 날 나한테 그 위치를 말해 줬을 리도 없을 테고요.” 잠깐 생각에 잠겨있던 전동하가 피식 웃었다. “그럼 내가 박 대표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요?” “글쎄요. 어차피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았다 해도 동하 씨가 알아보면 충분이 알아볼 수 있었겠죠. 오히려 그렇게 밝혀지면 전기섭과 한패라고 의심받을 걸 아니까 저쪽에서도 미리 선수를 쳐서 손을 긋는 거고요.” 소은정의 분석에 전동하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 은정 씨한테서 고맙다는 말 한 마디라도 들으려고 알려준 걸 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쪽에서 알면 꽤 약 오르겠네요.” 내 말이 틀렸나? 소은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요. 은정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행이고요.” 박수혁... 이번에도 허탕쳤네. 괜히 전동하를 흘겨보던 소은정이 국을 한숟가락 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소은정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지만 몇 술 뜨다 곧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어휴, 더 먹으면 안 돼. 관리해야지... “다 먹었어요. 마이크한테는 대신 인사 전해 줘요. 난 일단 내려가서 회사 일 좀 처리해야겠네요.” 고개를 끄덕인 전동하가 그녀를 문 앞까지 배웅해 주었다. 소은정이 문을 나서려던 순간, 전동하가 그녀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뭐 까먹은 거 없어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소은정이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휴대폰도 챙겼고 핸드백도 챙겼고... 까먹은 거 없는데? 소은정이 고개를 젓자 전동하가 손목에 힘을 주어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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