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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만족할 때까지

이 자식이... 전동하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소은정의 품에서 마이크를 끌어내고 싶었다. 분명 먼저 들어온 건 나였잖아. 아까도 ‘아빠’라고 잘만 부르더니. 이제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니까 바로 은정 씨한테 달려가는 것 좀 봐... 한편, 유일한 인질을 빼앗긴 장정들이 바로 무릎을 꿇었다. “저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전... 전기섭 대표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겁니다!” 역시... 급하게 알아본 사람이라 그런지 바로 배신하잖아...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전동하가 차갑게 웃었다. “그렇게 유치한 건 궁금하지 않아.” 전동하의 태도에 장정들이 멀뚱멀뚱 서로를 바라보았다.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전동하가 물었다. “이 집... 박수혁 대표 명의라면서?” “네.” 장정 중 한 명이 조심스레 대답했다. “네.” “내 아들한테 직접적인 상해는 가하지 않았으니 다른 벌은 주지 않을 거야. 그런데... 마이크가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왜 가만히 내버려둔 거지?” 장정 셋이서 아이 하나 제압하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장정 중 한 명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물과 밥에 약을 타려고 했는데 죽어도 안 먹겠다고 난리를 피우더군요. 게다가 전기섭 대표님도 무조건 살려두라고 해서...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흥, 전기섭... 이렇게 쉽게 찾을 줄은 몰랐겠지... 지금쯤 목숨은 살려두라고 한 말 후회할지도 모르겠어... 피식 웃던 전동하가 경호원에게 눈치를 준 뒤 소은정의 품에 꼭 안겨있는 마이크를 번쩍 안아들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아빠, 이거 놔요! 난 예쁜 누나한테 안기고 싶다고요!” 마이크가 작은 주먹으로 전동하의 어깨를 콩콩 두드렸다. 누나한테서 나는 향이 더 좋단 말이야. “네가 얼마나 무거운데. 누나 힘들잖아.” 전동하가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타이르자 그제야 마이크도 얌전해졌다. 난 그냥 또래보다 좀 더 튼튼한 것뿐이라고! 아들 자존심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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