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5장
하현을 죽이지 않으면 전주빈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이양범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잘했어. 아주 잘했어.”
“사람은 어디 있어?”
“금정 병원에 있어요!”
전주빈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설은아 그 천한 여자는 아마 위세척을 하고 있을 거예요.”
이양범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다음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상기야.”
생김새와 언행이 곱상한 남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몸은 문신이 똬리처럼 휘감고 있었다.
“형님, 발톱의 때만도 못한 그놈을 찾으십니까?”
“제가 가서 바로 묵살을 내버리겠습니다! 보란 듯이 복수하고 오겠습니다!”
“죽여?”
이양범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그렇게 쉽게 보내 주면 안 되지.”
“내 앞에 데려와. 내가 잘 가르쳐야겠어. 금정 바닥에서 누굴 건드리면 되고 누구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지 제대로 가르쳐야겠어...”
...
저녁 8시.
하현은 설은아를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왔다.
무엇보다 위세척을 해야 술 속에 녹인 약물을 빨리 제거할 수 있다.
다행히 설은아는 술을 많이 마신 편은 아니었지만 탈수가 좀 있어서 링거를 맞아야 했다.
하현은 병실 세 개를 잡았고 그중 가장 외진 곳에 설은아를 눕힌 뒤 불을 껐다.
금정은 각자 자신의 위세를 떨치려는 무리들이 가득하다.
그는 아직 이곳에 진정한 기반이 없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조심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했다.
“나박하, 이시운. 당신 둘이 번갈아가며 설은아를 좀 돌봐 줘. 내가 나가서 도시락을 좀 사 올게. 당신들도 아직 밥 안 먹었잖아?”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남긴 뒤 하현은 복도를 지나 병원 로비로 향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여웅을 찾아가서 혼쭐을 내고 싶었지만 나박하와 이시운 두 사람이 걱정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나박하는 뭔가를 알아차리고 하현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시운에게 병실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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