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4장
이튿날 아침, 밤잠을 설친 하현은 방을 나서자마자 설은아의 차에 몸을 실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하현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분명 오늘 이영산이 밥을 사기로 했다고 어제 다 얘기를 했는데 결국 하현은 이렇게 늦게 일어난 것이다.
설은아의 스포츠카에 올라타서야 하현은 알게 되었다.
이영산이 요 며칠 동안 무슨 개똥 같은 운이 그렇게 좋았는지 수천억짜리 공사를 수주했고 그와 함께 신분이 순식간에 치솟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 이의진도 직장에서 순풍에 돛 단 듯 승진하며 겹경사를 맞았다고 했다!
최희정과 설재석 부부도 원래 이 자리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임시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설은아를 대표로 내세웠다.
설은아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영산은 하현을 콕 집어 말하며 꼭 데려오라고 했다.
말하자면 자신의 높아진 위상을 하현에게 보여줌으로써 코를 납작하게 할 셈인 것이다.
하현도 이영산이 절대 좋은 마음으로 자신을 부른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설은아가 참석하라고 하니 함께 가 보는 것이다.
낮 12시.
하현과 설은아가 홍궁관 2번 룸에 도착했다.
룸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안에는 커다란 테이블 다섯 개가 놓여 있어서 한 번에 오십 명 정도가 함께 식사할 수 있었다.
테이블당 최소 몇백만 원이 든다고 하니 이영산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했다.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고 화색이 가득한 그들의 얼굴은 상류층 자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설은아는 낮은 목소리로 이 사람들이 모두 이 씨 집안사람들이라고 하현에게 설명했다.
이 씨 집안은 삼류 가문이었지만 그 수는 적지 않았다.
게다가 금정 토박이였기 때문에 항상 자신들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하며 한껏 자존심을 치켜세우고 다녔다.
설은아와 하현의 등장은 이 씨 집안사람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이영산의 친부모는 이 자리를 주최한 장본인이지만 하현을 보고는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거만하기 짝이 없는 자태로 문 바로 앞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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