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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5장

”그래요?” 하현은 최희정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 “우리 처남, 어서 밥이나 먹어!” 이영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 아예 하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 최희정은 하현이 자신의 양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향해 뺨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내놓은 수표와 계약서가 모두 사실이어서 그녀로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가짜 처남! 당신은 신분도 가짜라서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거지?” “남자가 되어서 남아일언중천금이란 말도 몰라? 본인이 한 말도 수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당신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나 같은 사람보다 훨씬 못한 거 아냐?” 하현이 이영산의 체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렸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했던 이영산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간이 너무 싱거워? 그렇다면 내가 좀 더 끓어줄까? 그러면 당신의 입맛에 맞게 될 텐데. 어때?” “자네, 그만해!” 이때 최희정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며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 “아주 기고만장하군!” “오백억 돌려받고 계약 한 건 따낸 것뿐이잖아?” “뭐가 그렇게 기고만장할 게 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네더러 능력 있다고 추켜세울 줄 알았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어쨌든 장모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래서 난 돈을 받아왔구요.” “그러면 이제 저는 설은아와 재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호적등본은 어딨죠?” “제가 가져가도 되는 거죠?” 하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눈앞의 하현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절대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하현의 비아냥에 더욱 설 곳이 없어져 도저히 끝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 “설은아, 장모님이 별로 이의가 없으신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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