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3화
여양희는 오현군을 경멸스럽게 흘겨보았다. 적과 협력하여 이익을 챙기는 사람을 여양희는 경멸했다. 이윽고 여양희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제자의 죽음을 위해 정의를 요구한다고 말하면서, 제자를 죽인 살인자와 협력하다니, 오현군 씨 야 말로 배신자 아닙니까? 양심이 있다면 본인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여양희의 말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오현군을 혐오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양희의 증언과 오현군의 불안한 모습으로 인해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의 말이 틀린지 사람들은 금방 알아차렸다.
“저는 오현군 씨가 제자의 죽음에 많이 상심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본인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거였군요!”
“제자를 죽인 살인자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살인자와 협력하다니! 도범 씨의 수련 경지가 낮아서 괴롭히기 쉬워서 온 거네요. 정말 비열하고 파렴치하시군요!”
“하마터면 오현군 씨 말을 믿을 뻔했어요. 도범 씨가 비도덕적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의심의 목소리와 경멸의 시선이 모두 오현군에게 집중되었다.
오현군은 도범처럼 태연하지 못했다. 오현군은 마치 끓는 물에 몸을 담근 것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일은 종문에 전해질 것이 분명하고, 모두가 오현군을 비웃고, 오현군을 비열하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오현군은 분노에 떨며, 눈에 핏발이 섰다. 이윽고 오현군은 도범을 향해 고개를 번쩍 들고 말했다.
“도범 씨! 오늘 일은 제가 꼭 기억하죠! 당신을 절대 용서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이 말을 끝으로, 오현군은 고개를 돌려 자리를 피했다. 남아 있어봐야 조롱만 당할 뿐이었다. 오현군이 허겁지겁 도망가는 모습을 보며 도범은 오현군이 정말 가소롭고 역겨웠다.
그러나 오현군의 마지막 말은 도범의 마음에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오현군은 분명히 도범에게 복수할 것이다. 즉 갈등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물론 도범은 특별히 걱정하지 않았다. 도범은 늘 그렇듯이 자신의 원칙을 어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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