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5화
장손 장로는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리고 손가락으로 십자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물었다.
“무슨 생각에 잠긴 건가? 얼굴이 굳어버렸네?”
도범은 그 말을 듣고 잡생각에서 벗어나려는 듯 살짝 기침을 하며 코를 만지작거렸다. 어색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별거 아니에요, 그저 서현주에 왜 이런 대가가 이곳에 전수했는지 궁금할 뿐이에요.”
그러자 장손 장로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말했다.
“이 문제는 너만 궁금한 게 아니야.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아해하지. 아마도 아주 오래전 서현주에서 무언가 큰 일이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 세계에 속하지 않는 강자가 이곳에 전수한 것이지.”
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놀란 듯 물었다.
“그런데 전수의 땅이라면 왜 자원 비경이라 불리는 걸까요? 혹시 천수종의 고위층이 이 네 글자로 사람들의 시선을 흐리고자 하는 건가요?”
그러자 장손 장로는 도범을 바라보다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야. 사실 천수종의 고위층이든 우리 양극종의 장로들이든, 이 자원 비경이 왜 남겨졌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이곳이 고대 강자의 저택이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강자가 자신의 전승을 남기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도 해. 아무튼 숱한 해석이 있지만 내 생각엔 자원 비경은 고대 강자가 남긴 전승이 분명해.”
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장손 장로는 도범의 반응에 다소 놀란 눈치였다. 보통 다른 사람이라면 자원 비경에 대해 계속 질문을 이어갔을 텐데, 도범은 오히려 흥미가 없어 보였다.
“궁금하지 않나, 왜 너에게 자원 비경에 들어갈 자격을 주었는지?”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도범은 궁금했지만, 마음속에 너무 많은 의문이 있어 그저 생각에 잠겨 있었을 뿐이었다. 장손 장로가 말을 이어가자, 도범은 자연스럽게 물었다.
“물론 궁금하죠, 계속 말씀해 주세요.”
장손 장로는 도범이 믿지 않는 듯 보였지만, 꼬투리를 잡을 생각은 없었다. 장손 장로가 말을 이어가려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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