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9화
오양용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 자신이 도범을 이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망신만 당한 것 같아 불쾌해했다. 그리고 도범의 짜증 난 표정에서 조금 더 자극했다간 도범이가 더욱 거친 말을 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오양용은 이곳이 현청전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현청전의 사람들은 분명 도범의 편을 들 것이며, 그렇다면 오양용이 되려 곤경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오양용은 화를 꾹 참고 말했다.
“오늘 내가 너를 찾아온 것은 너를 추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네가 좀 눈치 있게 자원 비경으로 가는 자격을 나에게 양보하길 바라는 거야. 넌 지금 겨우 선천 중기밖에 이르지 못했으니, 자원 비경에 가더라도 분명 위험에 처할 거야. 그러니 차라리 종문 안에서 조용히 수련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거다.”
오양용의 말은 겉으로는 도범을 위하는 것처럼 들렸지만, 도범은 단번에 오양용의 속셈을 간파했다. 오양용이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본인이 자원 비경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다.
도범은 자신이 그 명액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나, 장손 장로의 배려로 주어진 자리임을 짐작했다. 그렇다면 도범은 결코 그 자리를 내주어선 안 되었다.
오양용은 처음부터 기세로 도범을 누르려 했고, 또한 말투도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도범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에게 자원 비경 들어가는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있든 아니든, 만약 제 몫이 있다면 전 절대로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양용 선배님 말대로 저는 지금 겨우 선천 중기 단계 밖에 이르지 못한 무사입니다. 그러나 레벨을 초월하는 도전은 저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말에 오양용은 얼굴이 새카맣게 변하며, 도범을 다시 한번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도범은 오양용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여전히 태연하게, 오양용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아들이며 그저 무심했다.
이윽고 오양용이 차가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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