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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장

진몽요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연아, 이따가 나랑 같이 가줘야 할 곳이 있어. 경소경씨 어머니가 사 주신 그 큰 냉장고 예전 아파트에서 다시 가져오려고. 작은 냉장고도 있으니까 안야 혼자 쓰기엔 그걸로 충분할 거야. 나중에 안야가 거기서 안 살게 되면 그 냉장고는 팔거나 버릴 거잖아? 어머님의 호의를 생각해서 우리 엄마 집으로 가져오려고. 마침 여기 냉장고가 작아서.”   온연을 승낙했고 집에서 혼자 택시를 타고 나왔다.   두 사람이 만난 후, 진몽요는 이미 이삿짐센터에 연락을 했고, 그녀가 앞에서 운전을 하면 이삿짐센터 차가 뒤에서 따라왔다. 온연은 조수석에서 바람을 만끽했다. “덥다, 에어컨 더 세게 틀어줘.”   진몽요는 웃었다. “이미 제일 세게 틀었어. 조금 있으면 시원해질 거야. 이제 막 차에 탔잖아.안야한테는 미리 문자 보내 놨는데, ‘네’ 라고만 답장했더라고. 어이가 없어 진짜. 내가 꼭 잘못한 사람 같아.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개한테는 절대 잘못할 거 없어!”   온연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이미 얼굴 붉혔는데 뭐 어쩌겠어? 물건만 옮기면 말 섞지 말자. 그럴 이유도 없어. 날도 더운데 열 받으면 안되지.”   진몽요는 콧방귀를 뀌었다. “걱정 마, 나 손찌검 안 해. 예전에 그 현장 목격했을 때도 난 가만히 있었는데 이제 와서 손지검을 왜 해?”   온연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고개 돌려 그녀를 보았다. “너 손찌검 안했어? 너 이마는 걔가 그랬던 거지? 걔 손에도 상처 났던데. 난 너 탓 안 해.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그랬을 거야. 때렸으면 서로 퉁치는 거지.”   진몽요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걔 때렸다고? 내 이마는 걔가 경소경씨 재떨이 던져서 그렇게 된 거야. 피를 철철 흘렸는데도 난 안 때렸어! 때리고 싶었는데 순간 걔가 아는 사람 아무도 없이 이곳에 와서 우리만 의지했던 게 생각나서 때리면 또 괜히 내가 얌전한 애 괴롭히는 거 같잖아. 그래서 참았는데 내가 걔 때렸다고 누가 그래?”   온연은 이마를 긁적였다. “내가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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