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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장

그가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던 찰나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문을 열자 그는 그대로 얼어버렸다. 안야는 재료를 든 채 온 몸이 젖어 있었고, 얼굴은 웃고 있었다. “죄송해요, 길을 잘 못 들어서 조금 늦었어요. 밖에 비도 와서…”   그는 재료를 들어줬다. “가서 올 갈아 입어요, 재료 준비하고 있을게요.”   안야는 재채기를 했다. “네… 알겠어요, 금방 올게요.”   그가 재료를 봉지에서 꺼내기도 전에 안야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 “제가 할게요. 앉아 계세요. 밥 금방 할 수 있어요.”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마치 감염되는 것 같았고, 그는 이렇게 연약하지 않은 여자는 또 처음 봤다. “길을 잘못 들었으면 왜 전화 안 했어요? 비도 오는데 내가 차러 데리러 갈 수 있었잖아요. 그리고 시장 꽤 멀지 않아요? 택시 탈 줄 몰라요?”   안야는 열심히 고개를 숙이고 채소를 씻으며 “너를 바보라고 생각하실까 봐요. 여기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그냥 걸어오면 되죠. 택시 잡으면 돈 낭비예요. 비 내리면 뭐 어때요,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비 맞은 사람도 한 둘이 아니었어요. 저는 몸이 튼튼해서 감기 안 걸려요.”   임립은 더 대꾸하지 않고 나가서 수건을 그녀에게 던져 주었다. “머리 닦아요.”   안야는 벙찐 채로 그를 뒤돌아봤다. 그는 이미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오직 그 수건만 그가 왔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향긋한 밥과 요리가 식탁에 금방 올려졌고, 반찬까지 푸짐했다. 비록 비주얼은 그냥 그랬지만, 냄새는 정말 좋았다. 임립은 한번에 밥을 세그릇이나 비웠다. “요리 잘 하네요. 이렇게 입맛도는 거 정말 오랜만이에요.”   안야의 눈동자는 반짝거렸고, 천진난만하게 그를 보며 “정말요? 이게 다 저희 집에서 자주 먹는 요리들이에요. 위가 안 좋으시니까 고추 같은 거 안 넣었어요. 맛있게 드셨으면 됐어요. 앞으로 매일 해드릴 게요!”   이 말은 들을수록 이상해서 임립은 대답하지 않고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 “그 뭐지… 나 회사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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