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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장

역시, 아까 그 고모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들은 항공사고를 몰랐던 게 아니라, 온연을 데려갈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듣고 보니 당시에 그 일은 큰 이슈였음이 분명했다.   온연은 탓하지 않고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그때 일은, 아빠 때문이 아니에요. 아빠는 잘못 없어요. 그때 그 많은 목가네 사람들을 해치지도 않았고.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빠가 결백하다는 것만 알아 두시면 돼요. 저는 이미 목가네를 떠났어요, 지금은 혼자서 디저트 가게를 하고 있는데 많이 벌지는 못해도 저희 두사람이 먹고 살 정도는 될 거예요. 나중에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요양사도 붙여 드릴게요. 저는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도저히 어르신을 봐드릴 수가 없어요. 이해해 주세요.”   노부인은 그때 항공사고에 대해서 더 묻지 않았다. 아마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쩐지 이런 곳에 살더라니… 목가네를 떠났구나. 네가 날 받아주고, 밥도 주고, 사람까지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어떻게 너한테 직접 해달라고 하겠니? 네가 어렸을 때 난 널 키우지도 않았고, 본 적도 없는데, 바닥에서 자라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지.”   바닥에서? 어떻게 노부인한테 바닥에서 자라고 할 수 있을까? 온연은 이런 어르신과 만나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어울리긴 힘들겠지만, 이제 이곳에서 살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했다. “바닥에서 주무실 일 없으니까 걱정마세요. 집 바꾸기 전까지는 제가 소파에서 자고 어르신은 침대에서 주무세요. 무슨 일 있으면 부르시면 돼요. 다리는 어떠세요? 회복할 수 있는건가요?”   노부인은 자신의 둔한 두 다리를 쳤다. “할 수 있어. 좀 시간이 걸릴 뿐.”   시간도 늦었으니, 온연은 노부인에게 자기전 인사를 건냈다. 그제서야 그녀는 소파에 누웠고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가득했다. 갑자기 나타난 가족이니, 앞으로 천천히 익숙해져야 했다. 그래도 자신의 친할머니이니 아빠를 대신해서 효도한다 생각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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