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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장

#목씨 그룹 빌딩 46층에 다다랐고, 목정침의 비서 엘리가 슬리퍼 두 켤레를 두 사람 앞에 건네 주었다. “슬리퍼로 바꿔 신어 주세요.” 이리는 온순히 신발을 갈아 신었고, 온연은 가볍게 생략하였다. 물론,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노크를 하였고, 목정침의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려온 후에야 문을 열고 들어섰다. 계약을 체결하러 온 것이지, 싸우러 온 것이 아니었다. “목대표님, 이건 저희 계약서 초안입니다. 급하게 서명하지 마시고 저희와 간단하게 식사하시면서 천천히 읽어보세요.” 온연은 사무적인 어투로 말하였다. 그녀는 몸을 곧게 세우고, 얼굴에는 미소를 띄운 채였다. 신발을 바꾸지 않은 것 외에는 흠잡을 것이 없었다. 목정침은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온연이 건넨 서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았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정말로 그는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엮지 않는 것 같았다. 비록, 온연은 왜 굳이 그녀가 계약을 하러 왔어야만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잠시 후, 그는 서류를 한 편으로 밀어 놓았다. “별 문제없으니 식사하면서 얘기 나누지.” 말을 마치고 그는 의자 등받이의 양복 재킷을 걸쳤고, 곧 엘리가 다가와 옷깃을 여며주는 등 마치 결혼한지 오래된 아내처럼 행동하였다. 온연은 애써 시선을 돌렸지만 왜 인지 그 장면이 눈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리가 이 모든 광경을 한 눈에 담았다. 그녀는 자연스레 엘리를 몇 번이고 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미인이었으며, 몸매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부인 앞에서 그의 옷깃을 여며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으로 가는 길, 온연은 이리와 함께, 목정침은 엘리와 함께 하였다. 모든 일정을 비서 단 한 명만 데리고 다니는 듯하였다. 이리가 참지 못하고 온연에게 말했다. “그 비서, 목회장님이랑 각별한 사이라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저 헛소리하는 거 아니예요.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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