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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여자는 아이를 안고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난감했고 무력감만 더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평생 심개 마음속에 있는 온연의 자리를 대체하지 못할거라는걸 알았다. 그녀가 심개 사이에 아이가 있는 지금도 여전히 인정해야 할 비참한 사실이었다.   백화점에서 나오자 온연은 긴 한숨을 쉬었고, 찬 바람을 맞으면서 이성을 되찾았다. 이제 목정침이 올 시간이었다.   그녀는 문자로 그에게 백화점 문 앞에 있다고 말해주었고, 그의 차는 금방 도로변에 주차되었다. 그녀가 차에 타자 안에 온기가 추위를 녹여주었다. 그녀는 대충 바람에 날린 머리를 정리했다. “밥 어디 가서 먹어요?”   목정침이 대답을 안 하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왜 그래요?”   그는 무표정으로 백미러를 보았다. “심개 언제 온 거야?”   그녀는 살짝 멍해있다 그제서야 멀지 않은 거리에 심개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려는 모습을 보았다. 목정침이 이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그녀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친지 방문 목적으로 잠시 귀국했데요.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며칠 이따가 바로 출국할 건가 봐요. 아까 쇼핑하다가 아내랑 아이까지 마주쳤어요. 딸이 엄청 귀여워요. 벌써 걸을 줄 알더라고요.”   목정침은 말없이 차를 출발했다. 그의 얼굴엔 기분이 드러나지 않았다.   온연은 그 모습에 오히려 긴가민가했다. 원래 오늘 저녁에 약속된 데이트를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런 해프닝이 일어날줄이야. 화난 건가? 그녀는 뭐라도 해명하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해명해야 할만 한것도 없었다.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한 뒤 목정침은 차를 발렛에 맡겼다. “가자.”   온연은 고개를 숙인 채 그를 따라갔고, 분위기는 어딘가 모르게 이상했다.   자리에 앉자 그는 자연스럽게 메뉴판을 건넸다. “너가 주문해.”   자세히 메뉴판을 들여다볼 기분이 아닌 그녀는 아무거나 대충 시켰다. 고요한 분위기가 이어져 그녀가 입을 열려던 찰나에 목정침이 한 발 빨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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