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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장

인기척이 들렸는지 아직 깊게 잠들지 않은 콩알이는 잠에서 깨어나 침대 옆을 기어다녔다. ”으응애…”   목정침은 몸이 살짝 굳은 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감고 일어나 아들을 달래러 갔다. “너 잠든 거 아니였어? 잘 거면 조용히 자지, 왜 갑자기 일어난 거야?”   온연은 웃음이 낫지만 억지로 참았다. “그럼 애는 당신한테 맡길 게요. 난 내일 출근해야 되서 먼저 자야겠어요.”   다음 날, 진락은 고향에 선을 보러 간다고 휴가를 냈고 목정침이 직접 운전을 했다.   온연을 회사 문 앞까지 데려다 준 뒤 말했다. “퇴근하면 데리러 올 게.”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차 문을 열자마자 다시 그가 잡아당겼다. 그는 아무 말없이 그녀를 보고 있었고 눈빛엔 살짝 억울함이 묻어났다.   그녀는 그의 입에 뽀뽀를 했고 그는 그제서야 그녀를 놓아줬다. 그는 갑자기 어제 저녁부터 그가 좀 느끼해졌다고 생각했다. 직접 자기 머리를 말려 주지를 않나, 헤어질 때 뽀뽀를 해줘야 하지 않나, 이 나이 먹고 이러는 게 과연 맞는 걸까?   그녀는 차마 말로는 못하고 얌전히 차에서 내려 회사로 들어갔다.   오늘은 좀 늦게 도착해서 회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출근해 있었다. 서양양은 정수기 물을 갈고 있었고, 연약한 아가씨가 혼자 그 큰 물통을 들고 힘겹게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히 힘들어 보였다.   주위 사람들은 본인과 무관한 일처럼 신경쓰지 않았다.   이 장면을 본 온연은 소리내어 말했다. “서양양씨, 와서 원고 정리하는 것 좀 도와줘요. 내가 더 급한 일이 있어서요.”   서양양은 물통을 내려놓고 허리를 핀 뒤 숨을 쉬었다. “네, 금방 갈게요. 제가 이거 다 할 때 까지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온연이 대답했다. “하지 마요. 회사에 손발 멀쩡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이런 힘써야 되는 일까지 굳이 할 필요 없어요. 냅둬요, 목 마른 사람이 와서 언젠간 하겠죠.”   서양양은 망설이다가 물통을 내려놓고 온연 앞으로 걸어가 작게 말했다. “감사해요, 온연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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