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4장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그의 비몽사몽한 얼굴을 보고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히히, 아직 안 잤어요? 어떻게 당신도 누워있어요? 초췌한 걸 보니까 피곤한 거예요 아니면 내가 없어서 재미가 없는 거예요?”
경소경은 화면 너머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두 가지 요소가 다 있겠죠. 당신은 미리 휴가를 냈지만 난 아니거든요. 낮에 계속 회사에서 일했어요. 내일 혼인신고 하니까 엄청 신나죠?”
그녀는 마음과 다른 말을 뱉었다. “아니요, 혼인신고 보다 당신 얼굴을 보는 게 더 신나요. 하루만 안 봐도 3년은 안 본 느낌이에요.”
그는 너무 피곤했는지 눈을 감았다. “나도예요, 얼른 보고싶어요. 근데 내일 혼인신고 다 하고, 식장도 둘러봐야 돼서 내일도 바빠요.”
그녀는 그가 더 피곤할까 봐 배려해주었다. “그럼 먼저 쉬고 내일 봐요. 내일 나 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아침에 좀 더 자요. 나는 내가 운전해서 갈게요. 혼인신고 다 하고 난 바로 집에 오면 되고, 당신도 할 일 끝내고 일찍 쉬어야죠. 컨디션이 좋아야 내일 모레 얼굴도 좋아보일 거예요. 그 날은 우리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날이 될 테니까요.”
경소경은 도저히 눈을 뜰 힘이 없었다. “알겠어요, 내일 봐요. 사랑해요.”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끊은 뒤 눈을 감고 결혼식그리고 그와의 미래를 상상했다. 사람의 인생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결혼을 한다는 건 귀한 인연이었고 그녀는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이때, 예가네 저택.
예군작은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해 있었다. 내일, 진몽요와 경소경이 법적으로 부부가 될 테지만 그는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예가네 어르신이 하필 이럴 때 와서 그를 감시할 예정이었다.
이순은 잘못한 아이처럼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갑자기 예군작이 그녀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그가 그녀의 뒷통수를 잡아 책상에 눌렀다. “내가 시키는 일을 왜 그렇게 못 하는 거야? 내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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