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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장

”엄마, 왜 그래?” “엄마, 울어?” 귓가에 위청재의 절절한 소리가 들려오고 뒤 이어 두 아이가 어리둥절해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만리는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고 창백한 입술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왜 그를 사랑하는 일에 이렇게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죠? 왜...” 위청재는 소만리가 바로 기모진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몹시 당황하며 말했다. “소만리, 너 모진이 말하는 거냐? 모진이가 뭘 했길래?” 소만리는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고통스럽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가 불을 질렀어요. 우리 집을 불태워 버렸어요.” “뭐!” 위청재는 너무 놀라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야. 모진이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어. 아냐. 아냐...” 소만리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정말로 기모진이 했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소만리의 목을 졸랐을 때 그 냉혹하고 잔인한 표정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소만리는 소리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목이 메어 가슴이 아파 숨 쉬는 것조차 괴로웠다. 그녀는 갑자기 이불을 홱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서 뛰쳐나갔다. 그녀는 차를 불러서 모 씨 집으로 갔다. 소방관이 아직도 최선을 다해 불을 끄고 구조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었다. 소만리는 창백한 얼굴로 집 앞에 서서 한때는 호화로웠던 집이 화염에 휩싸여 폐허가 되어 불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성큼성큼 뛰어들어갔다. 소방관은 갑자기 누군가가 돌진해 들어가는 것을 보고 급히 소만리를 잡아당겼다. “위험해!” “내 부모님이 아직 저 안에 계세요!” 소만리는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들어가서 그들을 구해야 해요. 꼭 들어가야 한다구요!” “여기 들어가면 너무 위험해요. 당신에게도 일이 생길 거예요!” “그렇지만 그들은 내 부모님이에요! 내 친부모님이라구요!” 소만리는 마음이 무너져 내려 가슴을 찢고 울부짖으며 소방관을 힘껏 밀치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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