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장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준수하고 멋진 모습을 응시하며 서둘러 앞에 있는 군중을 헤치고 열심히 그 그림자를 향해 다가갔다.
만약 임신 중이 아니라면 소만리는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야 했던 그녀는 오히려 그들과 거리가 더 벌어지는 듯했다.
“모진.”
그녀는 남자의 뒷모습을 향해 외쳐 불렀고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해서 더욱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멀리 보이는 그 남자가 되돌아보기를 기대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소만리는 어느새 연회장 밖까지 쫓아나가게 되었지만 모퉁이를 돌자 눈앞의 긴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방금 눈에 들어온 그림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마치 하나의 환영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소만리는 복도에 멍하니 서 있다가 문득 자신이 그리움 때문에 병이 나서 환각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되었다.
그녀는 어둡게 내려앉은 눈빛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소만리, 그 사람은 이미 널 떠났어.
영원히 널 떠났어...
이제부터 너는 그의 따뜻한 손길에 더 이상 닿을 수 없고 그의 포근하고 부드러운 품에 안길 수도 없을 거야.
소만리는 넋이 나간 듯 돌아섰다. 뒤돌아서는 순간 자신의 뒤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곁눈질로 슬쩍 본 소만리는 심장이 이미 정상적인 박자를 잃어버리고 뛰기 시작했다.
그녀가 휙 뒤돌아보니 남자의 각진 정교한 얼굴이 순식간에 눈에 들어왔다.
소만리는 눈을 크게 뜨고 완전히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모진.”
그녀는 자신이 지금 본 것이 환각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척의 거리에서 익숙하고 차가운 향기가 은은하게 그녀의 코끝을 자극하는 것을 보니 이것은 진짜였다.
소만리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며 떨리는 손을 들어 이 얼굴을 향해 뻗었지만 남자의 얼굴에 닿으려 할 때 갑자기 눈앞의 남자가 손목을 꽉 잡았다.
꽉 잡힌 손목에서 전해져 오는 아픔 때문에 소만리의 생각과 의식이 순식간에 다시 맑아졌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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