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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0장

기모진은 말을 하면서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소만영은 일부러 보란듯이 기모진을 잡았다. “모진아, 우리 이러면 안되지 않아? 만리가 많이 불편해하겠다.” 소만리는 당장이라도 쥬스를 소만영의 얼굴에 뿌리고 싶어 안달이 났다.그녀에게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자기가 불편해 하는걸 봤는지 따지고 싶었다. “소만리가 불편해할 자격이 어디 있다고.” 허허(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래...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의 눈에 소만리는 애초부터 아무것도 아니었다. 소만리는 침묵을 유지했다. 말 하는게 조심스러워진 그녀의 모습을 본 소만영은 아주 통쾌해했었다. 소만영은 가방을 내려 놓고 소만리의 옆자리에 앉으려고 하였으나 기모진이 몸을 돌리더니 소만리의 옆자리에 털썩 앉아버렸다. 소만영은 기모진의 예상외의 행동에 민망해졌고 소만리도 놀라버렸다. 하지만 신분만 논하자면 기모진이 소만리의 옆자리에 앉는게 전혀 문제 되지는 않았다. 소만영은 비록 불만으로 가득 찼지만 뭐라하기 어려운 관계로 어쩔수 없이 기묵비의 옆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뒤 소만영은 그래도 자리 선택이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야 기목비는 기모진 못지 않게 외적인 부분에서 뛰어 났고 인품도 좋았다. 기모진이 주문한 요리들이 하나 둘씩 나왔는데 전부 소만영이 즐겨 먹는 요리들이었다. 소만리는 그게 눈에 보이자 요리들을 보고 입맛이 뚝 떨어졌다. 그녀는 자신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수없이 신신당부하였으나 그녀의 연약한 마음은 그렇지 못하고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때 기모진은 매운 요리 하나를 소만리의 앞에 놓았다. 그는 일부러 그녀를 난처해 하게 만들며 말했다. “너를 위해 특별히 시킨 거야.” “……” 소만리는 어리둥절해 하며 고개를 들었다. 기모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넌 매운거 좋아 하잖아.”라고 말했다. “……” 소만리는 이 상황이 그저 웃겼다.그녀가 소군연이랑 길가에서 마라탕을 먹는 모습을 목격한 뒤로 부터 쭉 그녀를 비꼬거나 놀릴때 꼭 그 레페토리를 꺼내들었다. “만리야, 이건 기모진이 너를 위해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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