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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소만영의 빈틈 없는 아주 완벽한 연기였다. 소만리는 그저 소만영도 임신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소만영이 임신한 아이가 과연 기모진의 아이가 맞을까? 석 달 전 음모를 작정한 소만영이 방을 잘못 들어가 다른 남자와 잤다는 것을 기억하는 소만리는 만약 그녀가 임신했다면 소만영 뱃속 아이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소만리도 부인할 수 없지만 매일 밤 기모진과 잠을 자는 여자는 소만영이다. 이런 생각하니 가슴속까지 쓰라린 아픔이 전해졌다. 그러나 그 아픔 보다 지금 이 순간 기모진이 소만영을 부드럽게 안아주는 것이 더 가슴 아팠다. 소만영은 뺨을 가린 채 아름답게 눈물을 흘렀다. "모진아, 만리 탓하지 마,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를 사랑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네가 만리한테 뱃속의 우리 아기까지 다치게 하지 말라고 해줘……” 아이 얘기를 꺼내자 소만리는 기모진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가 갑자기 날카로운 미간을 치켜들며 그 차가운 눈빛으로 차갑게 소만리를 쳐다보고 분노하며 소리쳤다. “소만리!” 그는 단 한번도 그녀의 이름을 부드럽게 부른적이 없었다. 매번 강렬한 증오와 분노를 가지고 있었다. 소만리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만영 언니가 강요한 거야. 모진아 너 만영 언니한테 속지 마, 그 언니 네가 알고 있는 사람과는 전혀 달라, 만영 언닌……” “닥쳐!” 그는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으며 소리쳤다. 매혹적인 그의 목소리에는 매우 위험한 기운이 느껴졌다. “너 방금 만영이 때렸지?” 소만리는 마른 입술을 깨물며 당당하게 인정했다."응, 때렸어." 그리고 기모진의 뒤에서 음흉하게 웃고 있는 소만영을 봤다. 다만 이 순간, 기모진의 깊은 눈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소만리를 태워 죽일 만큼 무서웠다. “찰싹!” 그가 소만리의 뺨을 때렸다. 소만리는 멍 해졌다. 그녀는 입가에서 피 맛이 느껴졌다. 너무 쓰고 떫었다. 눈 주위가 갑자기 시큰시큰 거리고, 투명한 눈물 방울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게 흘렀다. 그는 그녀를 때렸다. 비록 지금까지 기모진은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고 미워했지만 단한 번도 그녀에게 손찌검을 한 적 없었다. 기모진은 소리치며 명령했다. “이리 와서 만영이에게 사과해!” 그의 잘생긴 얼굴에 싸늘함이 감돌았고, 눈에는 소만리가 알 수 없는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소만영은 은근히 기뻐하며 억울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모진아, 됐어, 나랑 만리는 언제나 자매야, 만리가 나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 내 잘못이야. 어쨌든 너희들은 이미 결혼했기 때문에 모진이 너랑 더 이상 만날 수는 없겠지만, 너를 보지 않으면 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 소만리는 눈물을 삼키며 거침없이 소만영의 만행을 폭로했다. “소만영 너 시치미 떼지마, 이 모든 것은 다 네가 계획 한거잖아!” 소만영은 상처받은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만리야, 네가 어떻게 나한테 누명을 씌워, 너 어쩌다 이렇게 변했니…"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여우 같은 언니가 진실을 보여준 덕분이야!" “소만리!” 옆에 있던 그가 분노하며 병상에 있는 소만리를 잡아당겨 소만영 앞으로 끌고 갔다. “사과해!” 그는 제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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