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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장

소만리가 거세게 소만영을 노려보았다. 천둥 같은 기세로 소만영을 뿌리치며 말했다. “흑강당 사람들은 할 수 없겠지만, 난 할 수 있어!” 뭐! 소만영은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고 소만리가 성큼성큼 떠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자신이 방금 뜻밖에 기여온의 행방을 말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속임수는 분명히 그때 기모진이 법정에서 이미 그녀에게 썼던 수법인데 이번엔 그녀가 소만리에게 속아 넘어갈 줄은 몰랐다. 소만영은 얼른 일어나 소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입구를 지나자마자 경호원에게 발길질을 당해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고통스러워 바닥에 엎드려 피를 토했고 소만리가 냉담하게 주저함 없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다시 일어설 힘이 없어졌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제일 먼저 기묵비의 별장에 도착했다. 기묵비는 그들이 온 것을 알았지만 예상했다는 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단지 소만리와 기모진이 나란히 같이 서 있는 모습이 꼴 보기 싫었을 뿐이다. 그는 이미 그가 소유할 수 없어진 소만리를 보며 비꼬며 말했다. “당시 기모진은 너를 아프게 해서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했지만 지금 넌 이 남자 곁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군. 소만리, 애초에 그가 당신에게 준 그 많은 불행과 상처를 잊었나?” 소만리는 남자의 비꼬는 시선을 담담하게 온몸으로 맞으며 말했다. “당연히 잊지 않았죠. 내가 잊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 기모진 사이의 비극은 전부 누군가에 의해 이간질을 당한 거란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죠.” “하지만 그렇게 음흉하고 악랄하다 해도 두 사람의 목숨을 짊어진 악녀였는데. 당신은 그녀를 사형집행의 문턱에서 구해내어 계속 그녀가 내 인생을 파괴시키게 했죠.” 기묵비는 소만리가 말하는 이 여자가 소만영이라는 걸 알아들었다. “기묵비, 당신을 처음 본 날부터 난 당신을 친구로 대했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대했어요. 당신이 날 구해주고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도와준 것 고맙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과 난 원한이 너무 깊어 양립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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