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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장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하다. 그 아이는 기모진의 친혈육이다. 어떻게 자신의 혈육이 다른 사람에 의해 다치는 걸 가만두고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알고 보면 또 모든 아버지들이 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건 아니었다. 초요는 자조 섞인 웃음이 피식 났다. 기묵비에게 죽임을 당한 두 아이를 생각하니 그녀는 가슴이 미어질것만 같았다. 기묵비는 느릿느릿 병실에서 걸어 나오다가 넋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초요를 보며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날 따라와.” 그가 명령했다. 그러나 초요가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눈빛을 보내자 멈칫하며 물었다. “왜? 기모진이 가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돼? 흑강당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잖아. 그래 맞아, 내가 기모진이 돌아오지 못하게 한 거야.” “야비해.” 초요는 경멸의 눈빛을 가득 담아 말했다. 기묵비는 초요를 앞에 두고 그의 윤곽이 분명하고 준수한 얼굴에 한기를 실어 말했다. “이건 기 씨 집안사람들이 나한테 진 빚이야.” “기 할아버지가 정말 잘못했다고 해도 그걸 기모진한테 분풀이해서는 안되는 거잖아요. 당신은 늘 기 씨 집안사람들이 당신에게 빚을 졌기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제 보니 당신은 단지 기모진을 질투했던 거뿐이예요. 모든 면에서 당신보다 나은 기모진이라서 말이에요!” “입 다물어!” 기묵비는 큰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초요를 강제로 별장으로 데려갔다. 임신 중이라 움직임이 불편한 소만리는 술집에서 강자풍의 소식을 잠자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 여온이, 무사할 거야. 곧 엄마 아빠 곁으로 돌아올 거야. 그리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기란군 오빠랑 넷이서, 앞으로 우리 식구 모두 함께 잘 살아갈 거야. 강자풍은 부하의 전화를 받고 막 처리하러 가던 참이었다. 강자풍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들보들하고 귀여운 아이를 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멋진 오빠, 나 데리고 어디 가려고요?” 기여온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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