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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장

그녀는 더 이상 뿌리치지 않고 그를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내렸다. “기모진...” 소만리가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불렀으나 채 다 말하기도 전에 기모진은 주체할 수 없어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소만리는 순간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하얗게 되어 물소리만 귓가에 들렸다. 오직 기모진의 타오르는 정열이 그녀 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그녀는 어떻게 남자와 침대 위에 얽히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기모진의 입술이 가볍게 그녀의 입술에 닿았고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길 때 그녀의 목에 걸려 있던 목걸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가 그녀에게 준 일곱 빛깔 조개 모양의 펜던트가 있는 목걸이였다. 이를 보자 기모진의 심장 박동은 더 크게 요동쳤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그 팬던트에 입을 맞추었다. 펜던트를 살짝 입으로 깨물며 그녀를 더욱더 꽉 안았다. 비록 좋은 침대와 베개는 없고 보잘것없는 좁고 초라한 방이었지만 기모진에게는 지금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튿날 기모진의 품 속에서 잠이 깬 소만리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어젯밤의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황스러웠다. 어젯밤 어떻게 된 거지? 마치 그의 달콤함에 홀린 듯 그에게 빠져들고 말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져보았고 석 달이나 되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그런데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소만리는 배가 약간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모진은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보니 소만리가 보이지 않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어나 다시 잘 싸매진 자신의 상처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소만리.” 기모진은 소만리의 이름을 읊조리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녀를 보니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얼른 일어나 주저 않고 걱정스러운 듯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만리, 괜찮아?” “저 조금 불편해요.” 소만리는 자신의 배를 만졌다. “저 잠시 병원에 좀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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