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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장

이 순간 기모진은 자신의 시력이 회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자신의 눈 앞의 화면이 유독 눈에 거슬려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머리는 순식간에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 기묵비가 소만리를 부드럽게 안아 들어 차에 탄 후 유유히 떠나는 그 모습 때문에.. 천리.. 너는 끝내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거지..? 결국 기묵비를 선택한 거야? 차가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기모진은 불어오는 늦가을의 찬바람을 맞았다. 온 마음이 마치 냉동고에 빠진 것 마냥 시리고 시려왔다. 오늘 저녁 식사는 기묵비가 계획한 것이었다. 기묵비는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볼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소만리를 보며, 부드럽게 그녀의 뜨거운 볼을 쓰다듬었다. "천리야, 내가 기모진보다 더 잘해줄 수 있어. 그가 너에게 줄 수 없는 건 모두 내가 너에게 줄게.." 그는 소만리의 긴 머리칼에 키스를 하며 부드럽고 우아하게 미소 지었다. "천리야, 당신은.. 내 거야." 소만리는 누군가 그녀에게 말하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지만,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이 너무 아팠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차가 멈추었고, 소만리는 누군가가 그녀를 안아 드는 것을 느꼈다. 초요는 오늘 밤 기묵비가 외출하여 소만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는 것을 알고 허탈한 표정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기묵비가 축 늘어진 소만리의 허리를 감싸 안고 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묵비 오빠.." 초요는 그에게 다가와 뺨이 불그스름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천리 언니는 왜 이러는 거예요? 의사를 부를까요?" 기묵비는 초요를 쳐다보지도 않고 소만리를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 "묵비 오빠.." "떨어져." 기묵비는 아무런 감정이 없이 차가운 말만 내뱉었다. 초요는 소리 없이 가슴 아파하며, 기묵비가 소만리를 안고 침실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녀는 비가 소만리에게 무슨 일을 하려는지 상상하여, 혼란스러움에 몸부림 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기묵비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방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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