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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장

"천리?" 그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고, 마음속에서 사슴이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며, 마치 대학에서 소만리를 만난 것처럼 긴장했다. 기모진은 자신이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하늘은 그에게 평생 가장 사랑했던 여자를 다시 만날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소만리는 눈앞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그 섬세한 눈썹은 조금 덜 차갑고 조금 더 따뜻했다. 그녀는 침착하게 그에게 다가갔다. "당신의 다리는 이제 괜찮은 것 같군요." 소만리의 목소리를 듣고 기모진의 가슴은 큰 만족으로 벅차올랐다. 그녀의 이 한마디에 그는 놀랐다. 혹시 천리가 저번에 내가 다친 상처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일부러 온 건 아닐까? 그게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모진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만, 몇 초 동안 행복해하기도 전에, 소만리의 싸늘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신과 나는 이제 아무 상관이 없으니, 당신에게 다시는 빚지고 싶지 않아요." 기모진은 마음이 얼어붙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천리, 당신은 내게 빚진 게 없어,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빚진 게 너무 많아."라고 말했다. "당신은 더 이상 내게 빚진 게 없어. 당신은 지난번 이미 나에게 다 갚았어. 당신이 정말 내게 빚진 게 있다면 그건 이혼증이고, 당신은 내게 이혼증 하나를 빚진 거야." 소만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일주일 동안 경도에 머무를 테니, 기선생이 반나절 시간을 내서 나와 함께 민정국에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래요." 기모진은 소만리가 하는 말을 조용히 듣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더 이상 미련이 없는 듯 매우 간결하게 들리는 그의 대답이었다. 소만리는 어찌된 일인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기모진의 온유하고 옥 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핑크빛 입술로 "이번에는 꼭 만나요"라고 말했다. "응, 꼭." 기모진은 웃으며 대답했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아쉬움과 미련은 함께 가슴속에 묻었다. "나 아직 일이 좀 있어.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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