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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장

소만리는 틈을 타서 그를 뿌리쳤고, 더 서늘한 말투로 소리쳤다. "난 기억을 상실하기 전 일은 기억이 안 나! 나는 그저 당신을 미워하고, 미워하고 또 미워하는 기억 밖에 없다고! 알아 들었어? 그러니 다시는 나를 찾지 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묵비 씨, 가요." "그래요." 기묵비는 소만리와 함께 차문을 열고 함께 차에 올랐다. 그는 바람 속에 침묵하는 기모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조용히 승리감이 번지는 것 같았다. ‘쿠구구구궁!!’ 초여름의 첫 뇌우가 어둠 속에서 시작됐다. 우산이 없는 사람은 모두 황급히 비를 피하며 뛰어다녔지만, 오직 기모진만이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비 오는 하늘 아래 서 있었다. 그의 눈은 비에 살짝 젖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는 소만리의 마음 속 상처는 틀림없이 그보다 훨씬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마도 상처가 너무 깊어 피가 흥건했을지도. ...... 소나기는 곧 그쳤지만 기모진의 마음의 상처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소만리가 내일 비행기를 타고 F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아마도 기란군을 함께 데려갈 것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기모진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상관 없이, 지금의 소만리가 그에게 이미 아무런 감정도, 그리고 미련도 없으나 기란군에게는 감정이 남아 있음을 알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확실히 교통사고 전의 일들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 두 사람의 기억이 겹쳐진 후, 기억을 잃은 후의 일들을 그녀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란군이 자신의 아이라는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기모진은 즉시 유치원에 가서 기란군을 데려갔다. 소만리는 저녁 무렵 유치원에 가서야, 기모진이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불만이 생겨서 전화를 걸어 기모진에게 이유를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기모진이 차를 몰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아리야, 네가 내일 기란군을 데리고 출국할 것이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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