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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장

“당신 눈치가 참 좋으시네요. 맞아요. 저는 천미랍이 아니에요, 제가 바로 소만리예요!” 부엌 밖에 서 있던 기모진은 지금 소만리의 이 말을 들으며, 바다처럼 깊은 눈에서 미묘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잔잔한 빛이 점점 더 모여들어 소리 없는 쓰나미가 되어 그의 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일었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시금은 순식간에 아연실색 했다. “역시 너는! 너는 역시 그년 소만리였어!” 그녀는 부엌칼을 잡은 손을 흔들며 소만리를 가리켰고, 분노에 찬 눈은 소만리를 산 채로 삼키려는 듯 붉어졌다. “내가 오늘은 반드시 나의 보아를 위해 복수를 할 거야!” “당신의 보아? 그건 모 부인의 보아지,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모보아의 머리털을 건드리지 않았다고는 커녕, 내가 모보아를 죽였다고 해도 복수할 사람은 모선생과 모 부인인데, 하인 노릇을 하는 사람이 여기서 나에게 무슨 혼을 내겠다고?” “누가 나보고 자격이 없다고 해! 세상에 나보다 더 너를 혼낼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어!” 소만리의 말이 정곡을 찔러 시금의 감정이 극에 달한 듯했다. 그녀는 지금 괴이한 모습으로 정신 상태 역시 제정신이 아닌 듯 해보였다. “소만리 이 악랄한 년, 감히 나한테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 내가 저 하늘아래 제일 보아를 위해 복수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나쁜 년! 니가 나의 딸 보아를 죽였으니, 오늘 내가 너의 목숨을 나의 딸에게 바치게 해줄게!” 시금은 으르렁거리며 칼을 휘둘러 소만리를 향해 찍었다. 순식간에, 사화정과 모현은 동시에 몸을 던져 시금을 막았고, 기모진은 재빨리 소만리를 품에 안은 채 밖으로 데리고 나가 품에 꼭 안았다. 모현은 시금을 제압하고 칼을 한쪽으로 던졌다. 시금은 무릎을 반쯤 꿇고 소만리를 향해 미친듯이 소리쳤다. “소만리 이 년아, 죽여버릴 거야! 내가 너를 꼭 죽여서 내 딸아이를 위해 복수할 거야!” “드디어 보아가 당신 딸이라는 걸 인정했군!” 사화정의 이 말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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