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9장
“만영아! 만영아! 내 소중한 아가!”
사화정은 히스테릭하게 울부짖다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모현의 품 안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 모습에 소만리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미어졌다. 사화정이 자신의 친모였으니까 말이다. 비록 그녀가 자신을 살갑게 대해 준 적이 없더라도 소만리는 사화정과 모현이 잘 지냈으면 했다. 하지만 그 둘은 지금 소만영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그에 소만리는 쓰게 웃었고 이내 생각을 정리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조금 전 소만영이 뛰어내린 곳에 다다른 것을 발견했다. 기모진은 심각한 얼굴로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곧 몸을 돌려 다시 걸어왔다.
“아래층에 있는 베란다 쪽에 떨어졌던데, 크게 다친 것 같진 않네요.”
기모진은 덤덤한 어투로 말했지만 소만리는 그의 눈에서 그가 한숨 돌렸음을 읽을 수 있었다. 역시나 그는 소만영을 걱정하고 있었다. 혹시나 그녀가 죽을까 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소만리의 예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소만영은 미리 다 계획해 놓은 거였다. 먼저 지형을 파악하고 뛰어도 안전하겠다 싶으니까 대담하게 “투신”한 거다. 그런데도 소만영은 응급실로 실려 갔고, 사화정도 그때쯤에 깨어나 소만영이 이십여 층에서 떨어진 게 아니란 걸 전해 듣고는 다행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기모진이 뒤늦게 도착한 걸 보고 사화정은 분노한 얼굴로 그의 앞에 가서 그를 원망했다.
“기모진, 너 도대체 우리 딸 언제까지 괴롭힐 작정이니? 걔가 널 위해서 자기 청춘까지 다 받쳤는데, 저런 악독한 년 때문에 우리 만영이를 다치게 해? 소만리 하나로는 부족해서 이제는 천미랍이야? 만영이가 진짜 목숨을 잃기라도 했으면 평생 발 뻗고 잠이나 잘 수 있겠어?”
기모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화정의 질책을 받아내고 있었다. 발 뻗고 잠을 잔다고? 소만리가 떠난 그 날부터 그는 한 번도 편히 잠에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잠시 후 기모진은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
“이제 더는 그녀를 괴롭히고 싶지 않으니까 따님하고 결혼 취소하겠습니다.”
“뭐라고? 정말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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