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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장

“네, 모진 씨 뜻대로 하세요.” 소만리가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당신이 무엇을 발표할지 궁금하네요.” 기모진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예요.” 그가 말을 한 뒤 소만리의 뒤에 서 있던 기묵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등을 돌려 사람들과 카메라 앞에 섰다. “모진아, 일단 내 설명을 좀 들어봐. 아까 그 영상은 가짜야, 제발 믿지 마! 제발 그거 발표 안 하면 안 돼? 난 너 없으면 안 돼, 제발 날 버리지 마......”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았지만 기모진은 정확하게 들었다. 그가 소만영의 애원하는 소리를 덤덤히 듣고는 눈을 살짝 떨구고 말했다.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만약에 아까 그 영상 때문이라면 난 3년 전에도 이미 봤으니까.” “......뭐, 뭐라고?” 소만영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두 눈이 커졌다. 그가 3년 전에도 이 영상을 봤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지만 그가 3년 전에 봤었는데, 어떻게 한 번도 이 얘기를 한 적이 없을 수가 있지. 이 생각을 하자, 소만영은 자신감이 조금 회복되며 다시 말했다. “모진아, 그런 거라면, 넌 날 믿는 거지. 그럼 제발 그 발표 안 하면 안 될까, 나 정말 너 없으면 안 돼......” 그녀가 낮은 목소리와 애처로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애원했다. 기모진은 그 얼굴과 눈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리’의 모습을 떠올렸다. 몇 초 뒤 그가 소만영의 손을 뿌리치며 대중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여러분, 저는 지금 모 씨 가문의 소만영과의 약혼을 파......” 풀썩. “만영아!” 기모진이 말을 꺼내자, 소만영이 순간 그의 발아래 쓰러졌다. 사화정의 사색이 되어 울며 그녀에게 뛰어갔다. “모진아, 너 지금 뭐 하는 거니? 어서 만영이를 병원으로 데려가!” 사화정이 재촉했고,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 “만영아, 제발 무사해야 해!” “모진아, 뭘 멀뚱히 서 있어. 어서 만영이를 데려가!” 기씨 부인도 와서 기모진을 재촉했다. 소만리는 그때의 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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