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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3장

”소만리, 당신의 고운 살갗이 엉망이 되는 걸 원하진 않겠지? 그렇다면 순순히 협조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소만리까지 묶어두겠다는 뜻이었다. “소만리, 저 남자 말 듣지 마. 저런 남자는 신용 따위 공기보다 더 가볍게 생각할 거니까.” 예선은 소만리까지 이 일에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다. 소만리는 예선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선아, 나까지 왔으니 우리 둘이 함께 나가야지. 걱정하지 마.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직면한 문제들을 돈이 다 해결해 줄 거라 믿어.” 소만리는 단호하게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역시 기모진의 여인답게 담력이 아주 빵빵하시구만.” 남자는 감탄하듯 내뱉고는 소만리의 손에 밧줄을 묶었다. 다 묶고 나자 마침 그때 남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소만리와 예선의 몸에 단단히 묶여 있는 밧줄을 한 번 더 확인하더니 안심이 되는지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갔다. 예선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왜 너까지 잡혀온 거냐구?” “거의 네가 잡혀온 방법과 같다고 볼 수 있지. 갑자기 누가 문을 두드려서 미처 대응을 할 수가 없었어.” 소만리는 예선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자기 발로 남자의 차를 타고 왔다는 걸 예선이 알면 분명 미안해하고 걱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 참.” 예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와 영내문 사이의 원한이 너한테까지 불똥이 튈 줄은 몰랐어.” “너랑은 상관없어. 영내문의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지.” 소만리는 문밖을 쳐다보았다. 남자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 영내문과 통화를 하고 있을 것이다. 소만리의 예상대로 영내문은 경찰과 차에 치여 죽은 여자의 가족들이 오지 않는 틈을 타서 몰래 화장실로 들어가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가 소만리까지 잡아서 예선과 함께 버려진 공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답답했던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았다. 영내문은 일이 이렇게 된 김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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