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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소만리는 앞에 있는 그윽한 눈동자를 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에요?” “진상을 조사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만히 이 말을 하는 기무진의 눈빛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대가 담겨 있었다. 소만리는 도와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는 놀랐다. 잠시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도와드리겠어요.” “고맙습니다.” 기모진이 인사했다. 그 순간 기모진의 눈에 기쁨의 웃음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 했으나 금방 사라져 버렸다. 소만리는 다시 자신으로 돌아가게 될 줄은 몰랐다. 기모진은 그녀를 데리고 헤어샵을 갔다. 기모진이 헤어 디자이너에게 사진을 한 장 보여주자 그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헤어 디자이너에게 무슨 사진을 보여주었는지 몰랐다. 1시간 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검고 윤기 나는 긴 머리가 단아해 보였다. 뭔가 완전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기모진은 소만리를 자신의 별장으로 데리고 갔다. 한 때는 자신들의 신혼 집이었던 별장에 들어서자 마음이 복잡했다. 입가에 자조적인 웃음이 떠올랐다. 그녀는 기모진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3년이 흘렀다. 다시 이 방을 들어오게 될 지 몰랐다. 그와 공유했던 이 침실을. 방에 들어서자 옅지만 독특한 향이 났다. 익숙한 향이었다. 그녀가 직접 조향한 배합이었기 때문이었다. ‘부활’한 뒤로 그녀는 자신의 후각이 특별히 예민하다는 것을 알았다. 디자인을 하다가 답답할 때면 향료를 공부했다. 그렇게 새로운 지식을 쌓고 창조력의 저변을 넓혀갔다. 더 이상은 예전처럼 그저 맹목적으로 사랑을 쫓는 바보이고 싶지 않았다. 기모진은 그녀를 옷장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가 옷장을 열자 가지런히 정리된 원피스가 보였다. 소만리는 적잖이 놀랐다. 방금 침실을 들어서면서 방 배치가 하나도 안 변한 것을 보고도 좀 뜻밖이었는데, 3년 전 자신의 옷이 모두 있는 걸 보고는 더 놀랐다. “미립 씨 적당한 걸로 골라 입어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기모진은 말을 마치고 걸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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