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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장

남연풍이 그 이야기를 꺼내자 소만리와 기모진은 서로를 쳐다보며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사실 하마터면 우리 익사할 뻔했어요.” 소만리는 긴 한숨을 쉬며 당시를 회상했다. 수조의 물은 파도처럼 밀려왔고 소만리의 허리쯤까지 물이 차올랐을 때 그녀는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모진, 아직 힘이 좀 남아 있어? 남아 있다면 내가 말하는 대로 한번 해 보면 안 될까? 우선 내가 당신 어깨에 올라타면 수조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모진도 그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소만리, 나 할 수 있어.” 그는 망설임 없이 말하고는 소만리 앞에 천천히 몸을 숙였다. 소만리가 그의 어깨 위에 올라가자 순간 기모진의 몸이 물속으로 쑥 가라앉았다. 기모진은 이미 이틀 동안이나 수조 속에 갇혀 있어서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던 것이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까 봐 적잖이 걱정되었다. 역시나 그녀의 무게가 느껴지자 기모진은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 순간 움찔거렸다. 그녀는 숨을 멈춘 채 걱정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진, 지금 다리에 힘이 많이 빠졌어?” 기모진도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소만리,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난 버틸 수 있어.” 소만리는 기모진이 기필코 참아내리라는 걸 알지만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모진...” “소만리, 어서 올라타.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빨리! 계속 생각하다가는 우리 둘 다 여기서 죽을 거야.” 그녀는 기모진의 등에 엎드린 후 몸을 위로 올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기모진은 있는 힘을 다해 버텼고 마침내 소만리는 기모진의 어깨에 올라탔다. 순간 기모진의 다리가 휘청거렸지만 그는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으며 천천히 걸어서 소만리를 수조 가장자리로 데리고 나왔다. 소만리는 얼른 손을 뻗어 수조의 가장자리를 잡았다. 기모진은 아이를 생각하며 초인적인 힘으로 버텼고 마지막 힘을 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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