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8장
고승겸은 비웃으며 돌아섰다.
무거운 철문이 곧 당겨졌고 기모진과 소만리 두 사람만이 수조 위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소만리는 고승겸이 그들을 돌려보내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희망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는 적어도 기모진을 볼 수 있으니 그녀는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다.
“모진.”
소만리는 남자를 바라보다 손을 들어 그의 목을 끌어안고 그를 꽉 껴안았다.
“당신이 너무 걱정됐어. 대책을 강구해서 고승겸을 만나겠다고 해 놓고 왜 혼자 이런 위험한 상황에 들어간 거야? 고승겸이 당신을 해치려는 걸 알면서도 왜 스스로를 함정에 뛰어든 거냐구?”
원망 섞인 소만리의 말을 들으면서 기모진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소만리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느꼈다.
그는 매혹적인 입술선에 아치를 그리며 웃었다.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아직도 괜찮다고 말하는 거야? 이게 괜찮아?”
소만리는 두 손을 놓았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
“됐어. 이제 나 내려줘.”
“나 안 힘든데.”
“설마 고승겸이 우리를 내보내줄 때까지 날 이렇게 안고 있을 셈이야?”
소만리는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되물었다.
하지만 기모진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안을 수 있을 만큼 안고 있을 거야. 나처럼 다리가 물에 잠겨 당신이 고생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우리는 부부잖아. 그러니 동고동락하는 것이 당연한 거야. 어서 내려줘.”
소만리도 기모진 못지않게 고집스러웠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뜻을 거스르기 싫어서 그녀의 말대로 그녀를 내려놓았다.
소만리의 발이 바닥에 닿았고 수조의 물이 자신의 종아리를 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물은 더럽지 않고 맑았지만 굉장히 차가웠다.
이렇게 차가운 물에 다리가 계속 노출되어 있으면 머지않아 뼛속까지 얼어버릴 것 같았다.
기모진이 이틀 동안이나 이런 차가운 물에 잠겨 있었다고 생각하니 소만리의 눈에는 절로 눈물이 차올랐다.
이를 본 기모진은 얼른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에서 넘쳐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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